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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정범, 교사범, 방조범의 구분과 판단 기준, 사례

by record5739 2025. 7. 8.

형법에서는 같은 범죄에 연루된 사람이라도 행위의 정도에 따라 공동정범, 교사범, 방조범으로 구별합니다. 각각의 개념과 실무상 적용 기준을 실제 사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공동정범, 교사범, 방조범의 구분, 판단 기준, 사례
공동정범, 교사범, 방조범의 구분, 판단 기준, 사례

 

같은 범죄, 다른 책임… 공범의 법적 구분이 중요한 이유

같은 범죄에 여러 사람이 연루되었을 때, 모두 동일한 형사책임을 질까요? 예를 들어 A가 B에게 살인을 지시했고, C는 범행도구를 제공했으며, 실제 범행은 D가 실행했다면 네 사람 모두 살인죄로 동일하게 처벌받는 걸까요? 형법은 이처럼 복잡한 상황을 세분화하여 책임의 무게를 달리합니다. 형법상 공범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범죄를 직접 실행한 사람은 ‘공동정범’, 범행을 지시한 사람은 ‘교사범’, 범행을 도운 사람은 ‘방조범’입니다. 이는 단지 법률상의 구분이 아니라, 실제 형사재판에서 형량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입니다. 같은 살인사건이라 해도 누구는 무기징역, 누구는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 ‘공범의 구별’에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집단 범죄나 공모범죄가 증가하면서, 누가 얼마나 깊이 관여했는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공동정범, 교사범, 방조범이 각각 어떤 의미를 가지며, 실제로 어떤 사건에서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공동정범, 교사범, 방조범의 개념과 판단 기준

형법 제30조는 두 사람 이상이 공동으로 범죄를 실행한 경우 이를 공동정범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공동정범의 핵심은 ‘의사결정의 공동’과 ‘실행행위의 공동’입니다. 즉, 범죄를 함께 계획하고 실행까지 함께한 경우로, 실행에 직접 나섰다는 점에서 책임이 가장 무겁습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2인 1조로 강도를 계획하고 실행한 경우입니다. 실제로 2022년 대법원은 현금수송차량을 노린 3인이 역할을 분담하여 범행을 실행한 사건에서 세 사람 모두에게 공동정범을 인정해 동일한 형량을 선고했습니다. 반면 교사범은 형법 제31조에 따라 ‘다른 사람을 교사하여 범죄를 실행하게 한 자’를 말합니다. 즉, 실행에 직접 나서지는 않았지만, 범행을 하도록 유도한 사람이 이에 해당합니다. 교사범도 원칙적으로 정범과 같은 형으로 처벌됩니다. 하지만 교사의 정도나 실행자의 자유의지 여부에 따라 책임이 가감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청년이 친구에게 “저 사람 좀 혼내줘”라고 말했고, 친구가 실제로 폭행을 저질렀다면 말한 사람도 교사범으로 기소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이 경우 ‘지시의 구체성’과 ‘실행자의 판단 가능성’을 함께 고려합니다. 방조범은 형법 제32조에 규정되어 있으며, 타인의 범죄 실행을 돕는 행위를 한 경우입니다. 직접 실행에 나서지는 않았고, 단지 수단, 기회, 장소 등을 제공하는 정도입니다. 방조범은 정범보다 낮은 형으로 처벌됩니다. 한 예로, 살인사건에서 범인이 도주할 수 있도록 차량을 제공한 사람에게 방조범이 적용된 사례가 있습니다. 법원은 이 경우, 범죄 인식이 있었는지와 범행 도움의 적극성 여부에 따라 유무죄와 형량을 판단합니다. 이 세 유형은 형식상 구분이지만, 실제 사건에서는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교사범이 사실상 공동정범으로 판단되기도 하고, 단순한 방조가 아니라 공모에 가담한 것으로 보아 처벌 수위가 올라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법원은 각자의 행위 내용, 사전 공모 여부, 범행 실행의 직접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형사책임은 역할에 따라 달라진다

공동정범, 교사범, 방조범은 단순한 법률 용어를 넘어, 실질적인 형사책임의 범위를 결정하는 핵심 개념입니다. 같은 범죄에 가담했더라도 누가 계획했는지, 누가 실행했는지, 누가 도움만 주었는지에 따라 형량은 극명하게 달라집니다. 범죄를 공동으로 실행한 경우는 가장 무거운 책임을 지게 되며, 교사범도 일정한 수준의 주도성을 가지고 범죄를 유도했다면 정범과 동일하게 처벌받습니다. 반면 방조범은 실행자의 행동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감경 여지가 있지만, 단순한 도움이라 하더라도 범죄임을 인식했다면 결코 가볍게 보지 않습니다. 특히 현대 사회는 SNS나 메신저를 통해 범죄에 쉽게 가담하는 환경이 되면서,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 사소한 도움 하나가 법적으로 무거운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나는 실행하지 않았으니 괜찮다’는 생각은 형법상 통하지 않습니다. 형법은 각자의 행위를 정확히 분석하여 그에 맞는 처벌을 내리는 정교한 시스템입니다. 따라서 범죄와 연루된 상황이라면 자신의 행위가 어디까지인지, 그 법적 무게가 무엇인지를 냉정히 따져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