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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필적 고의와 과실의 차이점, 구분 기준, 실제 판례

by record5739 2025. 7. 10.

미필적 고의는 위험을 인식하면서도 무시한 행위, 과실은 예상하지 못한 부주의한 행위로 구분됩니다. 형법상 이 둘의 차이는 처벌 수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미필적 고의와 과실의 차이점, 구분 기준, 실제 판례
미필적 고의와 과실의 차이점, 구분 기준, 실제 판례

 

무심코 한 행동, 고의일까 과실일까?

형법에서 고의는 범죄 행위를 인식하고 그 결과를 의도하거나 용인하는 경우를 말하며, 과실은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결과가 발생한 경우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실제 사건에서 이 둘을 구분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특히 ‘미필적 고의’와 ‘중대한 과실’의 경계는 법조인뿐 아니라 수사기관과 재판부에서도 매번 치열한 판단의 대상이 됩니다. 미필적 고의란 결과 발생의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설마 그렇게 되겠어”라는 태도로 무시하거나 방치하는 심리 상태를 의미합니다. 반면 중대한 과실은 결과에 대한 예견 자체가 결여된 상태에서, 주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해 결과가 발생한 경우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경우, 단순 과실인지, 아니면 미필적 고의인지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운전자가 “사고 위험을 알면서도 무시했다”면 미필적 고의로 평가받을 수 있고, 단순히 주의가 부족했을 뿐이라면 과실범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이런 미묘한 차이를 파악하기 위해 행위자의 평소 태도, 당시 상황, 사고 발생 후의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러한 미필적 고의와 과실 사이의 경계가 실제로 어떻게 판단되는지를 판례와 함께 분석해보려 합니다.

 

고의와 과실의 경계에서 법은 무엇을 본다

법원이 고의와 과실을 구분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결과 발생에 대한 인식의 정도’입니다. 먼저 고의는 직접적 고의와 미필적 고의로 나뉘는데, 직접적 고의는 행위자가 결과를 명확히 의도한 경우이며, 미필적 고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면서도 행위를 강행한 경우를 말합니다. 과실은 반대로 결과를 예측하지 못했지만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결과가 발생한 경우입니다. 문제는 이 인식 여부가 매우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2016년 대법원은 한 택배기사가 좁은 골목에서 후진하면서 어린이를 치어 사망하게 한 사건에서, 그가 아이가 뒤에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주의 없이 운전한 점을 들어 중대한 과실로 판단했습니다. 반면 2012년의 다른 판례에서는 술에 취한 채 차량을 몰고 좁은 골목길을 지나가다 보행자를 치어 사망케 한 사건에서, 행위자가 사고 가능성을 인식했음에도 무시하고 운전한 점을 들어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습니다. 두 사건 모두 유사해 보이지만, 하나는 고의, 다른 하나는 과실로 처리되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구분을 위해 주로 다음 세 가지 요소를 검토합니다. 첫째, 행위자의 사고 위험 인식 여부입니다. 둘째, 그 위험을 용인했는지 여부이며, 셋째는 행위 당시 상황에서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입니다. 예컨대, 음주 후 운전은 원칙적으로 사고 위험을 인식했다고 보기 때문에 미필적 고의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고, 다만 단순한 실수나 한순간의 착오가 있었다면 과실로 판별됩니다. 또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면 처벌 수준은 훨씬 높아지며, 중과실보다 법정형도 무겁습니다. 최근에는 고의와 과실 사이의 구분이 단순 법리적 판단을 넘어서 사회적 감수성, 행위자의 반성 여부,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 등 다양한 요소가 함께 고려되는 추세입니다. 그만큼 재판부는 사실관계를 면밀히 살펴야 하며, 피고인 측은 진정한 반성과 구체적인 정황 자료를 통해 과실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충분히 입증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필적 고의는 죄의식 없는 고의, 과실은 주의 없는 실수

형법에서 미필적 고의와 과실의 경계는 단순한 이론이 아닌, 수많은 실제 사건에서 판결의 중대한 기준이 됩니다. 결과가 같더라도 행위자의 내면적 상태에 따라 형사책임의 범위는 완전히 달라지며, 처벌의 수위 또한 큰 차이를 보입니다. 특히 미필적 고의는 단순한 실수가 아닌 ‘알고도 행한 행동’이라는 점에서, 과실보다 훨씬 무겁게 처벌됩니다. 반면, 과실은 결과가 크더라도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처벌의 강도가 낮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핵심은 결과가 아닌 인식과 태도입니다. 행위자가 위험을 충분히 예상했고 이를 무시했다면, 그것은 고의로 판단됩니다. 반대로 예상하지 못한 채 단순한 부주의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면, 과실로 분류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이 구분은 사건의 맥락, 행위자의 태도, 사후 대응 등 종합적인 요소에 따라 판단되며, 재판부는 이를 바탕으로 형사책임을 결정하게 됩니다. 따라서 고의와 과실은 결과 중심이 아닌 책임 중심으로 접근되어야 하며, 법은 결과 못지않게 행위자의 인식과 결정을 중요하게 평가합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벌이는 행위 하나하나가 어떻게 법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지를 이해한다면, 법적 책임에 대한 인식도 한층 성숙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