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에서 의도적인 위협과 강요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며, 그 중 일부는 명백한 범죄로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형법은 타인에게 해악을 고지하여 불안감을 유발하는 행위를 ‘협박’으로, 이러한 협박을 이용해 재산상 이득을 취하는 행위를 ‘공갈’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두 범죄는 모두 ‘해악을 고지’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행위의 목적과 결과, 피해자의 반응 등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단순한 협박이었는지, 아니면 재산을 갈취한 공갈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되며, 이에 따라 형량과 법적 판단도 달라집니다. 오늘은 협박죄와 공갈죄의 개념, 구성 요건, 실무상 판단 기준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협박죄의 개념
협박죄의 개념과 구성요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협박죄는 형법 제283조에 규정되어 있으며, 사람을 협박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협박’이란, 사람에게 해를 끼치겠다는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상대방에게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해악의 고지는 반드시 실제로 실현되지 않아도 되며, 중요한 것은 피해자가 위협을 느꼈는지 여부입니다. 예를 들어 “너를 가만두지 않겠다”, “회사에 너의 비리를 폭로하겠다”와 같은 말이 상대방에게 두려움을 유발했다면 협박으로 성립할 수 있습니다. 협박죄는 구체적인 폭력 행위 없이도 성립할 수 있으며, 말, 글, 메시지, 이메일, 영상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온라인상에서 반복적인 비난이나 위협적 댓글도 협박죄로 인정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다만 협박의 내용이 단순한 감정적 표현이거나, 실제로 해를 끼칠 수 없는 내용이라면 범죄로 인정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법원은 피해자가 현실적으로 두려움을 느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협박의 성립 여부를 판단합니다.
2. 공갈죄의 개념
공갈죄의 개념과 구성요건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공갈죄는 형법 제350조에 따라, 사람을 협박하여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협박이라는 수단을 사용하지만, 단순한 위협을 넘어서 상대방에게 실제 재산적 손해를 입히거나 이득을 취한 경우가 핵심입니다. 공갈은 ‘협박을 통해 재산상 이익을 갈취’한다는 점에서 단순 협박보다 더 중대한 범죄로 분류되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예를 들어 “돈을 내놓지 않으면 네 가족에게 해를 가하겠다”라는 식의 말로 상대방을 겁주어 돈을 받았다면 이는 공갈죄에 해당합니다. 또한 공갈은 꼭 직접적인 금품 수수 없이도, 채무 면제, 계약 체결 강요 등 ‘재산상 이익’의 편취로도 성립합니다. 공갈죄는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재산을 넘긴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배경에는 위협이 있었다는 점에서 절도나 강도와는 구분됩니다. 실무에서는 공갈죄가 사기죄와 혼동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사기는 거짓말을 통해 재산을 교부받는 반면, 공갈은 위협을 통해 이득을 얻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공갈은 강제성과 해악의 고지가 핵심이고, 피해자의 재산적 처분행위가 이 위협에 의해 이루어졌는지가 법적 판단 기준이 됩니다.
3. 판단 기준
협박죄와 공갈죄의 가장 큰 차이는 협박의 ‘목적’과 ‘결과’입니다. 협박은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유발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공갈은 그 공포심을 이용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는 목적이 추가됩니다. 따라서 동일한 말이라도 그 말 이후 어떤 행위가 있었는지에 따라 범죄의 성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컨대, “돈 안 갚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말이 있었고, 실제로 상대방이 돈을 송금했다면 이는 공갈죄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또한 공갈죄는 ‘재산상 이득’이 발생해야 하므로, 단순한 위협과 욕설, 감정 표현은 해당되지 않으며, 협박이 수단으로 사용되었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최근 법원은 공갈죄에 대해 그 위협의 강도, 피해자의 처분 행위의 자발성 여부, 이득의 내용과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고 있습니다. 특히 채무 관계에서 상대방의 약점을 이용하거나, 고소를 빌미로 금전을 요구하는 경우 ‘협박성 공갈’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디지털 환경에서는 텍스트, 이미지, 영상 등을 통해 협박이나 공갈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으며, 그 수단의 정교함과 피해자의 심리적 부담 정도에 따라 법적 평가가 갈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예인이나 공인에게 비밀을 빌미로 광고 협찬, 계약 체결을 요구한 경우에도 공갈죄 성립이 가능하며, 기업 간 거래에서도 협박성 클레임으로 부당한 이익을 요구할 경우 처벌될 수 있습니다.
형법상 협박죄와 공갈죄는 모두 해악의 고지를 중심으로 구성되지만, 그 목적과 결과에 따라 명확히 구분됩니다. 협박죄는 타인에게 불안과 공포를 유발하는 데 그 목적이 있고, 공갈죄는 그 공포를 수단으로 삼아 재산상 이득을 편취하는 범죄입니다. 두 범죄는 사회적 신뢰를 훼손하고, 개인의 인격과 재산을 동시에 침해한다는 점에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며, 특히 디지털 시대에는 그 수단이 다양화되어 대응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협박과 공갈 모두 타인의 의사를 왜곡하고 자유로운 선택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법은 이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감정 표현과 법적 위협 사이의 경계를 정확히 인식하고, 상대방의 인격과 권리를 존중하는 의사소통 문화가 형성될 때, 이러한 범죄도 자연스럽게 감소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