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법률 뉴스를 보거나 판결문을 접할 때, 흔히 ‘고의범’과 ‘과실범’이라는 용어를 접하게 됩니다. 이 두 단어는 비슷해 보이지만, 형법적으로는 매우 중요한 구분 기준입니다. 왜냐하면 범죄의 성립에 있어 행위자의 마음가짐, 즉 ‘내면적 의도’는 형벌의 종류와 경중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형법은 단순히 결과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를 초래한 사람의 심리 상태까지 고려하여 책임을 판단합니다. 따라서 고의범과 과실범의 차이는 단지 개념적 구분에 그치지 않고, 형사처벌의 기준과 사회적 인식, 법적 적용 범위까지 아우르는 매우 실질적인 주제입니다. 오늘은 형법상 고의범과 과실범의 개념, 법적 기준, 판례 중심의 실무적 차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고의범
먼저 고의점이란 무엇인지 개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고의범이란 범죄 행위를 행위자가 ‘알면서도’ 또는 ‘원해서’ 저지른 경우를 말합니다. 형법에서는 이러한 고의를 ‘구성요건적 사실을 인식하고, 그 실현을 의욕하는 의사 상태’로 정의합니다. 다시 말해, 행위자가 자신의 행위가 법에 의해 금지된 범죄임을 알면서도 그것을 실행했을 때 고의가 있다고 평가합니다. 고의에는 명시적 고의와 미필적 고의가 있습니다. 명시적 고의는 행위자가 결과를 명확히 예견하고도 그것을 실현하고자 하는 경우이며, 미필적 고의는 결과 발생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하고 행위를 계속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A가 B를 해치겠다는 명확한 의도를 가지고 폭행하여 상해를 입혔다면 이는 명시적 고의범입니다. 반면에 운전자가 보행자가 건널목을 지나고 있음에도 ‘설마 사고 나겠어’ 하는 생각으로 그대로 주행하다 사고를 낸 경우는 미필적 고의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고의범은 일반적으로 과실범보다 형벌이 무겁고, 법적 비난 가능성도 높게 평가됩니다. 이는 행위자의 내면적 태도에 따라 사회적 위험성이 더 크다고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2. 과실범
다음은 과실범의 개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과실범은 범죄 결과를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범죄 결과가 발생한 경우를 말합니다. 즉, 고의는 없었지만 부주의, 무관심, 혹은 경솔한 판단으로 인해 법이 금지한 결과를 초래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형법에서는 과실을 ‘주의 의무 위반으로 인한 결과 발생’으로 정의하며, 그 기준은 사회 평균인의 입장에서 판단합니다. 이는 일정한 상황에서 통상인이 취해야 할 주의 정도를 기준으로 하여,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한 경우 과실이 인정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초보 운전자가 제한 속도를 초과하여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경우, 혹은 의사가 기본적인 진단 절차를 소홀히 하여 오진으로 환자의 건강을 해친 경우는 모두 과실범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과실범은 형벌이 고의범에 비해 비교적 가볍고, 일부 경우에는 처벌이 면제되거나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결과가 치명적일 경우(예: 과실치사, 과실치상)에는 상당한 형이 선고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전문직 과실에 대해 엄격한 책임을 묻는 사회적 분위기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실수가 타인의 생명과 신체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판례를 통한 실무적 차이
고의범과 과실범은 실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판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형사재판에서는 고의와 과실의 판단이 사건의 경과와 행위자의 진술, 정황 증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루어집니다. 고의가 인정되면 중한 처벌이 불가피하지만, 과실로 판단되면 보다 관대한 처분이 가능하므로 양자 구분은 실질적 사법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분노한 상태에서 술병을 던져 누군가에게 상해를 입힌 사건에서, 행위자가 그 결과를 의도했는지, 단순히 순간적 감정에 의한 행동이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핵심 쟁점이 됩니다. 대법원은 이 경우 행위자가 결과 발생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행위를 계속했다면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반면에, 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경우처럼, 결과 발생의 예견 가능성은 있었지만 고의성이 없을 경우에는 과실범으로 판단됩니다. 이러한 사례는 단순히 법률 조항만으로 판단할 수 없고, 사건의 전체적 맥락과 행위자의 심리 상태에 대한 면밀한 해석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법원은 반복적 부주의나 중과실이 있을 경우, 일반적인 과실보다 무겁게 처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국민의 법 감정과 안전 의식 강화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형법에서 고의범과 과실범의 구분은 단순한 개념 차원을 넘어, 실제 형사사건에서 책임 유무와 형량, 나아가 사회적 비난 가능성까지 좌우하는 핵심 기준입니다. 고의범은 행위자가 결과를 알고도 실행한 경우로, 명시적 고의와 미필적 고의로 나뉘며, 형벌이 상대적으로 무겁습니다. 반면 과실범은 주의 의무를 게을리해 결과가 발생한 경우로, 법은 통상인의 시각에서 그 책임을 판단합니다. 오늘날에는 특히 전문 직업군의 과실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무겁게 인식되면서, 단순한 실수도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실범에 대한 처벌도 점차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고의와 과실의 구분은 법률 지식이 없는 일반 시민에게도 중요한 개념으로, 일상생활에서의 주의 의무와 책임 의식을 높이는 데 실질적인 경각심을 줄 수 있습니다. 형법은 단지 결과만이 아니라, 그 결과에 이르게 된 사람의 ‘의도’와 ‘태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법입니다. 따라서 이 두 개념에 대한 명확한 이해는 형사법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법감정 전반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출발점이 됩니다.